글쓰기의 감각
스티븐 핑커 지음|김명남 옮김|사이언스북스|640쪽|3만원
“음식 섭취 정도와 체질량 지수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 보자마자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이 문장은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살이 찐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왜 이해하기 어렵게 글을 쓸까. 저자는 이를 ‘지식의 저주’라 부른다. 자기가 아는 내용을 독자는 모른다는 사실이 떠오르지 않는 저주에 걸렸다는 것. 추상적 용어로 둘러싼 포장을 벗겨 내고 속에 든 것을 끄집어내라고 조언한다.
미국 하버드대의 심리학 석학이자 ‘우리 본성의 천사’ 등 세계적 베스트셀러 저자의 글쓰기 지침서다. 좋은 글과 나쁜 글을 분석해, 갖춰야 할 감각(sense)과 버려야 할 습관을 알려준다. 그가 좋은 글에서 발견한 공통점은 “세상을 눈으로 보는 것처럼 쓴다”는 점이다. 좋은 작가는 독자가 미처 보지 못한 것을 볼 줄 아는 사람이고, 독자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장면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여전히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를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잘 쓴 글은 세상에 아름다움을 더한다. 읽고 쓰기를 즐기는 독자에게 명쾌한 문장, 매혹적인 비유, 재치 있는 여담, 절묘한 표현은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할 만하다.” 이 책 또한 그 조건을 충실히 따르며 잘 쓴 글을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