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바느질 클럽
복태와 한군 지음|마티|304쪽|1만9000원
‘죽음’ 섞인 제목에 혈풍 몰아치는 추리물인가 싶지만, 세 아이를 둔 싱어송라이터 부부가 태국 치앙마이에서 겪은 바느질 여행기다. 제목도 이들이 치앙마이 현지인들에게 배운 바느질로 열어온 국내 워크숍에서 따온 것. 여기서 ‘죽음’이란 ‘다시 태어남’을 뜻한다. 바느질로 기존 삶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을 맛볼 수 있다는 의미다.
저자들은 바느질을 자주 ‘수선’ 대신 ‘복원’이라 부른다. 이는 ‘결여된 것을 채운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해진 가방과 양말 등을 꿰맬 땐 일부러 덧댄 실의 이음새를 알록달록하게 드러내고, 비닐 봉지와 벽돌에까지 “쓰임새를 더하겠다”며 바늘을 댄다. 남겨진 바늘땀들로 바느질 당시 추억들을 함께 새긴다.
이들이 배운 ‘치앙마이식 바느질’의 본질은 ‘멈춤’이다. 바늘땀이 비뚤면 다시 꿰매고, 힘들면 잠시 멈춰 하늘을 보고, 해진 천과 함께 일상 속 구멍 또한 보듬는 게 바느질의 참 묘미란 것. 저자들이 고른 ‘바느질 노동요’ 선곡표, 한 줄과 두 줄 매듭짓기 차이점 같은 바느질 깨알 상식 또한 쏠쏠하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