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에 갇힌 자기 계발

마크 코켈버그 지음|연아람 옮김|민음사|200쪽|1만5000원

우리는 자기 계발의 시대에 살고 있다. 새벽 운동 사진, 높은 외국어 시험 점수…. 각자가 이룬 ‘갓생(God+인생)’ 성과를 공유하며 또 하루 발전했다고 믿는다.

철학자인 저자는 그런 믿음이 “자기 계발인가, 자기 착취인가”를 따져 봐야 한다고 일침한다. 미국의 사학자 에바 모스코위츠를 인용해 그가 진단한 현재는 “정서적 안녕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시대다. 1970년대부터 출연자의 자기 폭로로 인기를 끈 ‘오프라 윈프리 쇼’처럼 ‘죄책감을 고백하는 일’ 자체가 유행이 됐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1980~1990년대 실리콘 밸리 출신 히피들이 개발한 온갖 자기 계발 앱은 돈벌이 수단이 됐다.

저자에 따르면 ‘AI(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인간 행위의 정량화’도 자기 계발의 의미를 변질시키는 주범이다. 달리기조차 기계가 분석한 심박수에 따라 ‘더 나아갈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현실을 짚어낸 저자의 말이 따끔하다.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은 더 이상 괴롭고 힘든 글쓰기나 읽기를 요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