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의 갈등은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그간 이슬람 국가들의 배후 역할을 하던 이란이 전면에 나서 이스라엘을 공격한 건
이 지역의 기류를 바꿔 놓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팔레비 왕조 시절엔 이스라엘과 우호 관계를 유지했던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점차 이스라엘과 각을 세워왔죠.
팔레비 왕조는 왜 이스라엘의 우방이었는지,
이슬람 혁명은 이란 사회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미국의 만류에도 이스라엘이 이란을 침공해 보복한 지난 19일
마르잔 사트라피의 만화 ‘페르세폴리스’,
유달승 한국외대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교수가 쓴
‘시아파의 부활과 중동정치의 지각변동’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우린 좌파 혁명 했는데… 공화국은 왜 이슬람주의로 변해갔나”]
이란·이스라엘 충돌이 격화되는 와중에
이란 작가 파리누쉬 사니이 장편소설 ‘나의 몫’(북레시피)을 읽었습니다.
팔레비 왕정 시절, 주인공 마수메는 보수적인 도시 쿰에서 자유로운 테헤란으로 이사합니다.
어머니와 오빠들의 반대에도 학교에 진학했고, 더 이상 차도르를 입지 않아도 되었죠.
그러나 자유를 만끽한 것도 잠시, 동네 약사와 사랑에 빠진 것이 발각돼 강제로 결혼하게 됩니다.
얼굴도 모르고 혼인한 남편은 공산주의 지식인. 마수메에게 공부를 계속하라 독려하지만
가정에는 무심한 채 혁명을 완수하겠다며 밖으로만 나돕니다.
남편이 반역죄로 옥에 갇히자 마수메는 홀로 자식들을 돌보며 옥바라지를 합니다.
반체제 혁명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땐 자유투사의 아내로 추앙받다가,
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교조주의적인 분위기가 지배하자 무신론자의 아내라 탄압받고,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엔 참전용사의 어머니로 대접받게 되죠.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남성들에 의해서만 존재 의미를 부여받은 이란 여인의 삶을 그린 책.
정부에 의해 두 번이나 판매금지조치를 당했지만,
작가의 투쟁 끝에 2003년 마침내 출간허가를 받아 이란서 가장 많이 읽힌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네요.
680쪽 분량의 ‘벽돌책’이지만 흡인력이 강해 단숨에 읽힙니다.
이란 특집에 소개한 책들과 함께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편안한 한 주 되시길요.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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