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회복
주디스 루이스 허먼 지음ㅣ김정아 옮김ㅣ북하우스ㅣ312쪽ㅣ1만9000원
트라우마(심리적 외상)는 과연 치유 가능한가. 정답이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이 질문이 저자에게 ‘의학적 문제’를 ‘사회 문제’로 치환하는 계기가 된다.
미 하버드 의대 교수인 저자는 50년 넘게 가정 폭력, 성폭력, 아동 학대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진단하고 치료했다. 범죄자를 단죄한다고 해서 피해자와 그 주변인들이 끊어낼 수 없는 고통을 해결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무관심에 대한 죄책감과 피해자의 수치심을 동시에 회복하는 게 가능한지 같은 질문을 던진다.
“트라우마가 사회적인 문제라면, 회복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특히 강간 등 성폭력 문제가 법정에서 ‘사적 불행’으로 치부돼 온 행태를 지적한다. 가해자의 사과가 피해자에겐 “용서하라”는 압박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밝힌다. “특히 성범죄는 공동체 전체에 대한 위협이 되기 때문에 공중 안전과 공중 보건 문제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