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리뷰할 책을 고르면서 ‘살아가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라는 책 제목을 보고
한참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과연 살아가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하고.
제각각 삶의 이유가 다르기 때문에 살아가는 힘을 얻는 원천도 다르겠지요.
미국 노인의학전문의와 생물학자가 함께 쓴 이 책은
노년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보내는 노인들을 인터뷰해
그들이 늙음을 긍정적으로 껴안을 수 있는 이유를 탐구합니다.
원제는 The Gift of Aging.
행복한 노년의 비결은 간단합니다.
나이듧과 싸우지 말고 노화를 긍정하라는 것이죠.
젊을 때처럼 활기찰 것을 기대하지 말고 신체 가동범위가 줄었음을 인정하라고 합니다.
이렇게 살기가 어디 쉽겠냐만은
이 조언만은 마음에 콕 박히네요.
“나보다 먼저 죽지 않을 젊은 친구를 사귀어라.”
[노년 행복하려면… 사고낼 것 같은 불안감 들 때 운전 그만둬야]
영화 ‘건국전쟁’을 본 날, 영국인 친구와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는 한국서 10년 넘게 살았고, 한국어에 능통합니다.
전문 연구자는 아니지만 한국 역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영화 덕에 이승만을 다시 보았다 했더니 친구가 말하더군요.
“집권 이후의 이승만에 대해선 여러 이슈가 있어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젊은 시절의 이승만이 결기 넘치고 명석한 사람이었던 건 맞다.
성질이 급하긴 하지만 줏대 있고, 남들과 쉽게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어떻게 그걸 아느냐 물었더니,
그는 “내 서재에 영어로 된 이승만 관련 책이 두 권 있다.
구한말 왕실 역사를 공부하며 배경지식 삼아 읽었다”고 하더군요.
하와이대학 출판부에서 나온 이승만의 저서 ‘The Spirit of Independence(독립정신)’와
연세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고(故) 이정식 펜실베니아대 명예교수의 책
‘Syngman Rhee: The Prison Years of a Young Radical(이승만: 젊은 급진주의자의 옥중 시절)’이랍니다.
친구는 특히 이승만이 1904년 옥중에서 쓴 ‘독립정신’에 대해
“당시의 개화 정신과 열정을 담은 책이다.
‘공산주의 선언’처럼 지성인을 위한 분석적인 책은 아니고, 대중을 설득하려는 느낌”이라 평하더군요.
“빌려줄까요?” 하는 친구에게 “한국어로 읽겠다” 손사래 치고 전자책으로 ‘독립정신’을 읽었습니다.
이승만은 당시 나라를 풍랑에 휩쓸린 배에 비유하며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나라의 운명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질 것을 촉구합니다.
“동포들이여!
잠도 깨고 꿈도 깨어 개명하여 어서 빨리 우리들의 권리를 되찾아
외국 사람들로부터 당하는 수모를 막아 보세.
보세! 보세! 하여보세! 함께 일들 하여보세!”
이런 문장을 외국인을 권유해서야 읽어보다니
부끄럽다 했더니 친구가 말합니다.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요. 한국 사람들은 자기가 몰랐던 걸 외국인이 알고 있으면
꼭 부끄럽다고 말해요. "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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