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에 대하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엮음|사회평론아카데미|392쪽|2만4800원
인왕제색도는 단 3점만 현존하는 조선 시대 횡피(가로로 긴 족자) 그림 중 하나다. ‘제색’이란 빛에 따라 달라지는 사물 모습을 뜻한다. 서양 인상파처럼 비 갠 뒤 인왕산의 빛을 포착한 화법도 파격이었다. 평생 수응화(주문받은 그림)를 그려내기에 바빴던 정선은 76세에 이 그림을 스스로 그렸다. 내용과 형식을 혁신하며 자신의 예술을 집대성했다. “그는 노인이었지만 아방가르드였다.”
노년은 꽃을 피우는 시간일 수도 있다. 서울대 교수 13인이 역사, 철학, 문학 등의 시선으로 발견한 노년의 새로운 의미를 이야기했다. 나이 듦의 의미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나이 듦을 이해하는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했다. 노인들이 살아온 환경에서 최대한 오래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공기업과 영리 법인이 요양 서비스 질을 높이자는 정책적 제안도 담았다.
노인만을 위한 책이 아니기에 ‘노년’ 대신 ‘나이 듦’을 주제로 삼았다. 모든 인간은 지금도 나이 들어가는 중이며 나이 듦에 대한 고찰은 곧 인생에 대한 고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