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그 자체의 감각

크리스토프 코흐 지음ㅣ박제윤 옮김ㅣ아르테ㅣ432쪽ㅣ3만8000원

의식은 마음에 있는 것일까. 뇌에 있는 것일까.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크리스토프 코흐는 30년간 연구를 통해 의식은 생명 그 자체의 감각이며, 대뇌피질 활성화를 통해 측정 가능한 부분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정립한 통합 정보 이론(IIT·Integrated information theory)에 따르면, 의식은 뇌 부위에서 고도로 통합된 정보가 긴밀하고 반복적으로 연결되면서 산출된다. 이를 인과관계로 구성하는 총체적으로 경험이 바로 의식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복잡성 덕분에 인간은 단순 포유류나 벌레 같은 부류보다 의식의 척도가 높다.

이 책의 시사점은 AI(인공지능)가 의식을 가질 수 있느냐를 논박하는 데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컴퓨터는 미약한 내재적 존재만을 지닐 뿐, ‘경험’을 경험해 낼 수 없다. AI의 지식은 뛰어날지언정, 의식을 지닐 수는 없다는 것이다. 고통을 상상하고 상대에 공감하는 것, 그것이 의식 있는 인간과 무의식의 기계를 가르는 인간의 독자적인 의식적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