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재발견
더글러스 다우니 지음 | 최성수·임영신 옮김 | 동아시아 | 268쪽 | 1만8000원
2010년 페이스북(현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시 공립학교에 1억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가장 성적이 낮은 학군에 거액을 투자해 교육 개혁을 이뤄보겠다는 야심 찬 목표였다. 몇 년 동안 돈을 쏟아부었지만,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 학생들의 언어 수준은 약간 올랐고 수학은 오히려 더 낮아졌다.
저커버그의 실험은 왜 실패했을까.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많은 이들이 “학교가 불평등의 주범”이라는 편견에 갇혀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연구 결과,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학습 능력 격차는 유치원 입학 전부터 나타났다. 학교에 들어가선 학기 중보다 방학 때 격차가 더 커졌다. 불평등의 원인이 학교 안이 아니라 학교 밖에 있다는 것이다.
세 살부터 영어 유치원을 보내고, ‘학원 뺑뺑이’를 도느라 여름 방학이 더 바쁜 한국에선 당연한 소리로 들린다. 하지만 학습 능력 차이가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나타나고, 오히려 학교에 들어가선 격차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주장은 새겨들을 만하다. 가려운 곳은 따로 있는데 그동안 엉뚱한 곳만 긁고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