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읽는 당신.”

지난 14일 개막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민음사가 내세운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코엑스 전시장 흰 벽에 검정 고딕체로 이 문구를 박아놓고, 관람객들이 괄호 안에 서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을 설치했어요. 괄호 안엔 ‘읽는’ 것이면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부스 계산대에 나란히 서 있는 직원들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똑같이 맞춰 입은 흰 티셔츠의 등엔 각각 이런 문구가 적혀 있더군요. (세상을) 읽는 당신, (꿈을) 읽는 당신, (여름을) 읽는 당신, (이야기를) 읽는 당신, (사랑을) 읽는 당신, (고전을) 읽는 당신…. 저마다의 뒷모습이 호명하고픈 이를 떠올리게 하는 재미있는 풍경. ‘읽다’라는 동사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았습니다. 책을 읽고, 눈빛을 읽고, 마음을 읽고, 사람을 읽고, 그리고….

‘책 읽는 당신’이 너무나도 귀한 시대, 출판사들은 더욱 온 힘을 다해 구애합니다. 독자들을 붙들기 위해 고심해 부스를 단장한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마음산책은 섬유 디자이너들과 협업, 부스 곳곳에 염색 천과 그림 액자를 걸어 갤러리처럼 꾸몄습니다. 장르소설 출판사 안전가옥은 ‘장르를 파는 상점’이라는 콘셉트로 온통 빨간색으로 부스를 칠해 눈길을 끌었고요. 길벗스쿨은 아동용 판타지 소설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을 홍보하기 위해 아폴로, 모나카 등 추억의 과자들이 놓인 가게를 차렸더군요. 문학동네는 색색 풍선을 띄우고 표면에 ‘빠졌어, 너에게’(예술·만화),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어린이·청소년) 등 각 코너와 어울리는 문장을 적어놓았습니다.

(신문을) 읽는 당신, 독자 여러분. 이 주말엔 당신 위해 읽을거리를 마련한 이들의 진심을 읽어 보는 건 어떨까요? 도서전은 내일까지 열린답니다.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