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 바우쉬

마리온 마이어 지음|이준서 옮김|을유문화사|392쪽|2만7000원

“아름다운 것들은 뭔가 움직임과 연관되어 있다니, 희한하죠?” ‘현대무용의 전설’이라 불리는 안무가 피나 바우쉬(1940~2009)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70년대 춤·연극·음악을 융합한 획기적 장르 ‘탄츠테아터’를 발전시키며 독일의 작은 도시 부퍼탈 시립 무용단을 세계 최정상에 올려놓았다. 이 평전은 독일 북부 졸링겐의 여관집 막내딸이 다섯 살 때 어린이 발레단에 들어가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언론인인 저자는 꼼꼼한 취재로 사생활에 대해 거의 알려진 바 없는 바우쉬의 삶을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반려자인 무대미술가 롤프 보르칙이 1980년 백혈병으로 세상을 뜨자 바우쉬는 이별을 주제로 하면서도 희극성을 소홀히 하지 않은 ‘1980-피나 바우쉬의 작품’을 내놓는다. “삶의 우울한 단계가 오히려 명랑한 작품을 낳는다”면서 그는 말했다. “뭔가 웃을 일이 없다면, 나는 어떻게 계속해 나갈 수 있을지 모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