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에 미치면 이렇게 된다

마이클 부스 지음|글항아리|472쪽|2만2000원

100년, 200년, 300년…. 일본 여행 중 세 자릿수 연식의 맛집을 만나는 일은 결코 어렵지 않다. 대를 이어, 혹은 제자에게 식당의 비전 소스나 비법을 도제식으로 전수하는 일본 특유의 미식 장인 문화 덕분이다. 그들은 어떻게 수백 년 전 라멘 국물의 맛을 변함없이 지켜올 수 있었을까?

영국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위와 같은 궁금증을 살펴보고자 일본 미식 여행을 택했다. 오키나와, 규슈, 교토, 홋카이도, 도쿄 등. 각 지역 미식 장인의 가게를 찾아 사케용 곰팡이, 삭힌 생선, 곤충 등 독특한 식재료를 먹어본다.

일본 미식 문화의 정체성을 가장 잘 담은 식재료로 쌀이 꼽히는 이유를 알아보겠다면서 직접 쌀농사에도 도전한다. 물론 논을 망쳤다고 핀잔을 듣는다. 뱀술 ‘아와모리’의 제조 과정을 알아보겠다면서는 뱀이 담긴 병 1만4000개가 보관된 으슬으슬한 동굴을 탐방한다. 저자는 일본 미식 문화가 품어온 오래된 시간이 단순히 ‘전통’을 지키는 것만이 아닌, 현재와 과거의 시간을 잇고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