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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배울 수 있다면

로버트 C. 솔로몬 지음|오도스|528쪽|2만5000원

바야흐로 사랑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가 도처에서 목격되는 시대. 어디서든 짝짓기 연애 방송이 넘치고, 스마트폰으로 수분 만에 데이트 상대를 찾지만, 수많은 청춘 남녀가 ‘먹고사니즘’을 앞세워 연애와 결혼을 거부한다. 우리에게 사랑은 환영받는 존재일까, 거부받는 존재일까.

저자는 이에 대해 다소 도발적인 답을 내놓는다. “우리가 사랑에 대해 말하고 믿는 많은 것이 실상 쓰레기에 불과하다.” 미국 텍사스대 철학과 교수이자 선천적 심장 희소 질환을 갖고 태어난 저자가 한평생 삶과 사랑의 의미를 골몰히 고민한 답이다.

저자는 특히 사랑은 이야기책 속 짜릿한 느낌, 젊을 때만 가능한 청춘의 아름다운 산물 같은 게 아니라고 일침한다. ‘세상에서 가장 불완전한 발명품’이며, 우리 자신의 이야기로 재창조해야만 의미가 있다는 것. 그는 플라톤의 ‘향연’에 빗대어 자신이 찾은 개인적인 사랑의 의미를 다음처럼 전한다. “각자가 자신의 나머지 반쪽 정체성을 찾으려는 절절한 필생의 노력이자, 타인을 통해 자신을 재정의하는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