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바츨라프 스밀 지음|강주헌 옮김|김영사|492쪽|2만2000원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제사회와 함께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국회에서 밝힌 것은 2020년 10월이었다. 그해까지 100국 이상이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내뿜는 온실가스를 포집 기술 등으로 상쇄해 실질 배출량 ‘0′을 달성하겠다는 뜻이다.
멋진 일이다. 그런데 가능할까. 세계적 환경과학자인 저자는 ‘5나 0으로 끝나는 해’를 목표로 못 박는 나라들을 두고 “너도 나도 따라 하는 미투 게임”이라고 꼬집는다. 2019년에도 세계 에너지 수요 중 화석연료 비율이 80%였는데 30년 만에 대전환을 이루겠다는 건 무모하다는 얘기다. 탄소 저감을 위해 노력해온 역사가 선진국보다 짧은 우리에게 더 아픈 지적이다.
에너지, 식량, 세계화처럼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촘촘한 통계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단한다. 비관론자도 낙관론자도 아니라는 저자는 섣불리 종말론을 펼쳐보이거나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는 일은 현실을 정확히 아는 데서 시작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