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애튼버러의 동물 탐사기

데이비드 애튼버러의 동물 탐사기

데이비드 애튼버러 지음|양병찬 옮김|지오북|512쪽|1만9500원

“왕도마뱀은 우리를 오만하게 지켜봤다. ‘섬의 왕으로서 다른 어떤 동물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선포하듯 말이다.” (1956년 인도네시아 코모도섬 탐사기)

저자는 BBC 다큐멘터리 ‘살아있는 지구’의 해설자로 유명한 전설적 방송인 겸 자연사학자. 1950년대 BBC 초년 PD 시절 신비로운 동물들을 찾아 동남아와 남미로 떠났던 모험담을 펼쳐 보인다. 개미핥기, 카이만 악어, 오랑우탄 같은 동물의 세계가 생생하다.

저자는 동물들을 런던으로 데려가 방송에 소개해 대성공을 거뒀다. 이후 전 세계를 누비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일부는 한국에서 ‘동물의 왕국’으로 방영됐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방송을 위해 야생동물을 포획하는 행위가 당시엔 상식이었다. 그래도 행간에는 동물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가령 힘들게 잡은 왕도마뱀을 영국으로 데려가지 못하게 됐을 때. “어떤 면에선 아쉽지 않았다. 런던 동물원에 수용됐더라면 그는 코모도섬에서 우리에게 보여줬던 그 당당하고 멋진 모습을 어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