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나무

시작의 이름

셸리 무어 토머스 지음 | 멜리사 카스트리욘 그림 | 이상희 옮김 | 소원나무 | 40쪽 | 1만6000원


모든 시작에는 끝이 기다린다. 거꾸로 보면, 모든 끝은 시작을 품고 있다. 씨앗은 땅에 떨어져 썩은 뒤에야 화려하게 꽃 피울 싹을 틔운다. 달걀이 깨져야 병아리는 깨어나고, 애벌레는 고치를 찢은 뒤에야 나비가 돼 날갯짓을 할 수 있다. 아이는 자라면서 얼마나 많은 끝과 시작을 만나게 될까. 얼마나 많은 길 위에 서서 그 끝에 뭐가 있을지 두근두근 기대하거나, 혹은 맘 졸이며 두려워하게 될까.

책 속 아빠와 아이는 주변의 자연과 일상에서 끝과 시작들을 함께 들여다본다. 서로 연결돼 순환하는 끝과 시작들을 배워나간다. 해돋이의 끝에서 팬케이크를 구워 아침 식사를 나누고, 산책의 끝에서 시작되는 놀이터로 목말 태워 아이를 데려가며 아빠는 아이에게 말한다. “끝은 시작의 또 다른 이름이야. 그러니 끝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단다.”

/소원나무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는 ‘혼자’의 끝에서 ‘함께’의 시작을 만난다. 해변의 끝에서 시작되는 바다에 몸을 담그고, 먼 지평선의 끝으로 해가 진 뒤 밤하늘에 반짝이기 시작한 별빛을 헤아린다. 침대 머리맡에서 아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끝나면 곤히 잠든 아이의 마음속에선 신나는 꿈이 시작된다. 장난꾸러기 용이나 멋진 갈기를 휘날리는 백마를 타고 모험을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아이가 만나는 오늘의 끝에는 내일, 또 내일이 있을 것이다.

아빠는 아이에게 “끝을 두려워 말라”고, “끝이란 우리가 살아가고 변화되고 성장할 때 늘 만나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이제 곧 개학, 아이는 새로운 학교 혹은 새 학년에서 새로 시작한다. 아이가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이제 스스로 만들어갈 자신만의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소원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