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전쟁을 몰라요

예바 스칼레츠카 지음 | 손원평 옮김 | 생각의힘 | 272쪽| 1만5000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1년 됐다. 딱 1년 전인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가 포화에 휩싸였을 때, 그곳에 살던 열두 살 소녀 예바는 일기장을 폈다. 이 책은 예바가 할머니와 함께 고향을 떠나 난민으로 아일랜드에 정착하기까지 약 두 달간 쓴 일기를 묶은 책이다. 우크라이나판 ‘안네의 일기’인 셈이다.

무미건조한 기사로는 담지 못하는 생생한 비극의 기록이다. 폭격에 풍비박산 난 고향집 사진을 보고 소녀는 “심장이 짓밟힌 기분”이라고 울부짖는다. 요즘 세대가 전쟁을 버티는 모습도 실감 나게 그려진다. 채팅방을 통해 친구들과 폭격 상황을 실시간 알리고, 국경 넘어 피란 간 곳에선 통역 앱으로 대화한다

베스트셀러 ‘아몬드’ 저자인 손원평 작가의 첫 번역서다. 그의 후기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아이들은 전쟁에 대해 알 권리가 없다. 그 당연한 무지의 권리를 지켜 주기 위해 역설적으로 우리는 전쟁이 어떤 것인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