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은 구조화되지 않은 정보를 쓸모 있고 사용 가능한 지식으로 바꾸는 프로세스”라고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말했다. 최근에 출시되는 AI 서비스들은 바로 이 일을 하고 있으니 이제는 정말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가 가진 지능을 넘어서게 된 것일까?

“AI와 기계는 아직 인간의 뇌를 넘어서려면 한참 멀었다”고 세계적 뇌과학자 스타니슬라스 드앤은 저서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로크미디어)에서 말한다. 우리의 뇌가 ‘배움’의 능력에서 AI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효율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AI는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인간의 뇌는 관찰과 연습 단 몇 번만으로도 학습이 가능하다. AI는 특정 영역의 지식을 다른 영역으로 옮겨서 활용하지 못하지만, 인간은 언어와 추상적 개념을 활용해 한 분야의 지식을 기반으로 다른 분야의 지식도 훨씬 빨리 배울 수 있다. 무엇보다 AI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인지할 수도, 다른 AI와 주체적으로 소통할 수도 없지만, 인간은 자의식을 통해 메타 인지가 가능하며 사회적 학습을 통해 다른 인간에게 배우는 능력이 탁월하다.

‘배움’이란 무엇인가?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나 지식을 습득하는 걸 넘어 세상을 모델로 우리 뇌 안에 구축하는 일이라고 드앤은 말한다. 그리고 교육은 뇌가 이 모델을 더 정교하게 발전시키고 교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제대로 학교 교육을 받은 학생은 그러지 않은 학생에 비해 기억할 수 있는 단어와 개념의 수도 훨씬 많고, 평생에 걸쳐 학습할 수 있는 뇌의 능력이 커진다. 이 책은 최신 뇌과학 연구들에 기반해 인간의 뇌가 어떻게 배움에 특화되어 있는지, 그리고 잘 배우려면 무엇이 중요한지 아주 잘 정리하고 있다.

인간은 왜 지식이 모두 뇌 안에 프로그래밍 된 채로 태어나지 않을까?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새로운, 살아있는 지식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지식을 서로에게 가르칠 수 있는 존재이기에 특별하다. 저자는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호모 도센스(Homo docens·가르치는 인간)라고 부른다. 라틴어 ‘doceo’가 ‘가르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