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곰

네 기분은 어떤 색깔이니?

최숙희 지음·그림 | 책읽는곰 | 40쪽 | 1만4000원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더니 펑펑 울며 떼를 쓰기도 한다. 세상 가장 행복한 얼굴로 꺄르륵 꺄르륵 웃다가 금세 시든 꽃잎처럼 풀이 죽기도 한다. 마음은 풀기 힘든 수수께끼. 명확한 언어로 마음의 상태를 표현하는 일은 어른에게도 힘겹다. 아이들에겐 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마음을 색깔에 빗대 표현해보라고 권한다. 자꾸자꾸 달라지는 기분, 알록달록 무지개 색 마음이 모두 그대로 너의 것, 네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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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눈부신 하양. 오늘은 또 어떤 색이 될까 궁금한 미지의 색이다. 팔랑팔랑 나비 날개 같은 설렘의 노랑, 쑥쑥 자라는 나무처럼 호기심 가득한 초록색 마음도 있다.

교실에서 손을 번쩍 들고 발표를 할 때면 아이의 마음은 파르르 떨리는 연둣빛 어린 잎이 된다. 따뜻한 칭찬의 말, 힘을 주는 격려의 말을 들으면 마음은 주황색 풍선이 되어 하늘로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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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처럼 폭신하고 부드러운 분홍색의 좋아하는 마음, 갈팡질팡 샘을 내는 보라색 마음…. 제 마음을 몰라줄 때 화나는 마음은 머리가 쭈뼛쭈뼛 서도록 뜨거운 빨간색이었다가, 이내 비를 머금은 구름처럼 무거운 회색이 되기도 한다.

밀려오고 밀려가는 기분과 감정을 선명한 색감과 풍부한 표정의 캐릭터, 단정하고 깔끔한 구성의 그림으로 전달한다. ‘걱정 마, 괜찮아질 거야’ 안심시키고 토닥이는 손길을 표현할 땐 잘 구운 쿠키나 따뜻한 밀크티처럼 몽글몽글한 갈색이 손에 잡힐 듯하다.

읽는 동안 아이는 자기 마음을 조금 더 분명히 알고 표현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부드러운 힘을 가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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