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재 시인

시인. 202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이후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구 계명대에서 문예창작 수업을 하며 시를 쓴다. 그의 시편엔 ‘절망과 희망의 순간을 드러낸다’는 평가가 따른다. 최근 일상 속의 ‘빛나는 순간’들을 담아낸 첫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문학동네)을 펴낸 그가 ‘사랑을 배우고 싶을 때 읽는 책’ 5권을 추천했다.

바람이 있다면 사랑을 더 잘해내고 싶다. 그럴 때는 볕을 쬐듯 책을 펼친다. 요리하기, 애도하기, 고전 읽기. 저마다 다르지만, 사람은 그렇게 사랑을 해낸다. 책을 펼치면 곳곳에 사랑이 있다.

기원전 6세기의 시를 읽는 것, 꿈꾸는 것, 오래된 유물을 보는 것. 사진을 보는 것, 새들에게 모이를 주는 것. ‘그림자와 새벽’은 바로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제시하며 우리가 어떻게 공생(共生)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책이다. 저자는 어느 날 창가에서 까치를 본다. 날은 차고 새들이 눈에 밟힌다. 결국 그는 겨울나기가 힘든 새들을 위해 새 모이를 창가에 내어 놓는다.

“닷새가 지나 그릇 속 차조가 흐트러져 있었다. 새가 다녀간 것이다. 두근거렸다. 외출했다 돌아오니 아마 씨를 뿌린 곳곳에도 부리 자국과 발자국이 옴폭 팼다.” 이렇게 창을 넘어 세상과 이어지는 일. 일상을 조금 더 잘 살아내는 일. 이런 글을 보면 사랑할 힘을 얻는다. ‘나’를 넘어 조금 더 세상에 가까워지는 일. 책을 통해 사랑을 계속 배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