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엔지니어. 건설사 및 에너지 회사에서 지하철∙발전소∙해저터널 등 인프라 프로젝트 건설에 참여했다. 국내 도시의 작동 원리와 아파트의 의미에 대해 쓴 ‘아파트가 어때서’(사이드웨이)를 펴냈고, 최근 직업 에세이인 ’전지적 건설 엔지니어 시점’(김영사)을 발간한 그가 ‘건축의 변천을 들여다보는 책’ 5권을 추천했다.
과학의 대가 뉴턴이 겸손하게 ‘거인의 어깨’를 이야기했듯이, 우리는 과거 선배들이 어떤 사유와 고뇌를 바탕으로 이 사회 인프라를 만들어 나갔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건축을 들여다보자면, 르코르뷔지에나 미스 반데어로에와 같은 현대건축 선각자들의 발자취를 톺아보는 것 역시 중요한데, 여기 김중업이나 김종성과 같이 그 거장들을 사사한 한국 1세대 건축가들이 있다. 20세기 말, 일찍 타계한 김중업 선생은 건축물이나 박물관 소장품으로만 그의 생각을 어렴풋이 만져볼 수 있지만,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종성 선생의 생각은 이 구술집을 통해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SK서린사옥,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밀레니엄 힐튼호텔까지 주옥같은 건축물들을 설계하고 시공하며 느껴온 성공과 실패 사례는 앞으로 더 많은 구조물을 만들어 나갈 후배 건설인들은 물론 사회 구성원들에게도 잔잔한 귀감을 준다. 여든이 훌쩍 넘은 나이에 21세기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삼성동 현대차 GBC 설계총괄을 맡은 그의 현재진행형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