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테 콜비츠 평전

유리 빈터베르크·소냐 빈터베르크 지음ㅣ조이한·김정근 옮김ㅣ풍월당ㅣ560쪽ㅣ4만3000원

독일 판화가 케테 콜비츠(1867~1945)는 당대 하층민의 참혹을 예술로 승화해 미술사에 이름을 새긴 대표적 여성 작가지만 “어떤 여성 조직에도 가입하기를 거부”했다. 존경받는 거장이 으레 그렇듯 예술을 성별로 나누지 않았다. 1916년 전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뒤에는 “여성이 만든 비범한 작품은 거의 없었다”는 냉정한 고백을 남긴다. “심사위원 내부에서 나의 불편한 위치. 항상 나는 여성의 작품을 대변해야 한다. 하지만 언제나 평범한 성과물이 문제가 되기에 확신을 갖고 대변할 수 없었고, 바로 그래서 뭔가 겉과 속이 다른 것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케테 콜비츠가 1889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초기 자화상. /풍월당

편지·일기·메모 등을 샅샅이 모아 화가의 일생을 재구성한 전기(傳記)다. 흔히 ‘민중미술 대모(代母)’로 불리는 콜비츠의 여러 면모를 발굴함으로써 또 다른 콜비츠를 드러낸다. 취재 과정에서 두 저자는 학창 시절 콜비츠의 친구 손녀 집에 보관된 미공개 자화상을 발견하고 진품 목록에 올리기도 한다. 책에 도판이 수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