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트렌드
정유라 지음|인플루엔셜|340쪽|1만6800원
요즘 고등학생들에게 ‘삼김’은 ‘三金’이 아니다. ‘삼각김밥’의 줄인 말이다. 이들이 ‘편도’라 한다 해서 ‘片道’를 떠올리면 곤란하다. ‘편의점 도시락’의 준말이다. 별걸 다 줄인다고? MZ세대는 그 말조차 ‘별다줄’이라 줄인다.
저자는 빅데이터 분석 기업 연구원으로, 온라인 공간에 사람들이 남긴 말의 의미를 발굴한다. 그는 ‘국어 파괴’ ‘소통의 단절’ 등이 줄인 말에 덧씌워진 누명이라 말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체부’라 줄이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아아’라 하면 왜 안 되나? “소통에서 어휘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다. ‘그걸 왜 줄여?’가 아니라 ‘그걸 왜 줄였을까?’ 하고 궁금해한다면 일단 소통할 자세는 준비된 것이다.”
‘삼김’이라는 단어는 학원 스케줄에 쫓겨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인 고등학생들의 ‘단축키’다. 말에는 삶이 녹아있다. ‘외계어’라 비난하기 전에 그 말을 쓰는 이들의 삶을 이해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