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이자 문학책 편집자. 2015년 ‘없는 얼굴로 돌아보라’로 본지 평론 부문에 당선돼 평론 활동을 시작했고, 2018년 ‘알레고리와 거리’로 한국문학평론가협회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다. ‘82년생 김지영’ 편집자이자 문학잡지 ‘릿터’의 편집장으로 최근 첫 비평집 ‘언더스토리’(민음사)를 내기도 했다. 문학을 통해 삶을 배운다는 그가 ‘다시 혼자가 되었을 때 읽어야 할 책’ 5권을 추천했다.
나는 인생의 기술을 문학에서 배운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할 수 없을 때, 그리하여 다시 혼자가 되었을 때. 문학은 나약하고 어리석은 내가 삶을 포기하지 않을 뒷배가 되어 준다. 누구나 언젠가는 ‘다시’ 혼자가 된다. 그럴 때 이 책들이 홀로 된 당신을 지켜줄 것이다. 나는 어려울 때 손잡아 준 친구를 ‘문학’이라 부른다.
’경청’은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심리 상담사가 인생이 끝장난 뒤에도 살아 나가지 않을 수 없는 날들을 그린다. 이 작품의 미덕은 자기 비하와 자기연민의 늪에 빠진 주인공에 대해 서술자가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청’은 빠른 판단과 빠른 처벌이 횡행하는 세상에서 한 사람에 대한 판단을 끝내 유보함으로써 우리에게 어떤 타인이 될 것인지 묻는다. 그런 한편 발을 헛디딘 사람에게 주어진 ‘이후의 삶’을 통해 어떤 자신이 될 것인지도 묻는다. 그 안팎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동안 우리는 인생 3단에서 4단쯤으로 도약한다. 인생의 기술을 터득했고 좋은 친구를 얻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