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신을 믿는다. 신이 아닌 사람들은 모두 데이터를 가져와야 한다.” 구글 전(前) CEO 에릭 슈밋의 말이다. 지메일에 들어가는 링크의 색조차 농도가 다른 파란색 41가지로 테스트해서 가장 많은 고객이 선택한 색을 골랐다는 일화답게, 구글은 비즈니스 의사 결정일수록 직관이 아닌 데이터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스탠퍼드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하버드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를 구글이 데이터과학자로 고용한 것은 놀랍지 않다.

다비도위츠는 2017년 사람들이 구글에 입력하는 검색어를 분석해서 인간의 내밀한 본성에 대한 통찰을 담은 ‘모두가 거짓말을 한다’는 베스트셀러를 썼다. 5년 만에 나온 신작 ‘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더퀘스트)는 개인이 인생의 중요한 문제들을 마주할 때, 감이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해서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하도록 돕기 위한 책이다. 저자가 다루는 문제들의 예시는 이렇다. 아이는 어떤 동네에서 키워야 하는가? 부자가 되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창업은 몇 살에 해야 성공 확률이 높은가?

워런 버핏이 결혼 상대를 정하는 것은 인생에 가장 중요한 의사 결정이라 말했듯, 책은 처음부터 연애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인종, 종교, 키, 직업, 외모, 자기 자신과 유사성, 과거 혼인 여부, 성적 취향. 데이트 시장에서 인기 있는 사람들을 고를 때 쓰는 판단 기준이다. 하지만 이 여덟 항목은 연애의 장기적 성공 여부와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한다. 데이터가 밝혀낸 가장 중요한 사실은 “사람들은 행복한 연애를 할 확률을 높여주지 않는 특징들을 가진 짝을 만나려고 맹렬하게 경쟁한다”고 저자는 위트 있게 요약한다. 두 사람이 행복한 연애를 할지 예측하려면, 상대를 만나기 전에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즉, 연인 관계 바깥에서 행복한 사람이 연인 관계 안에서도 쉽게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원제는 ‘Don’t Trust Your Gut(당신의 직감을 믿지 마세요)’로, 내가 가진 선입견이 하나씩 붕괴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책이다.

박소령 퍼블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