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

뽀뽀뽀가 무슨 뜻이야?

신영희 지음·그림 | 황진희 옮김 | 봄볕 | 32쪽 | 1만4000원

토끼들의 학교에 다람쥐가 전학 왔다. 토끼는 다람쥐와 친해지고 싶어 다가간다. “있잖아, 나는 우사토라고 해.” “…리승.”

서로 이름은 겨우 알아들었는데 그 뒤로도 난관의 연속이다. “나랑 같이 놀지 않을래?” “뽀.” “집에 같이 갈까?” “뽀.” 우사토를 집에 데려간 다람쥐 리승은 마중 나온 엄마 다람쥐에게 달려가면서 말한다. “뽀!” 리승의 ‘뽀’는 대체 무슨 뜻일까.

하지만 말이 조금 다른 것 따위 아이들에겐 큰 문제가 아니다. 다람쥐 리승은 나뭇가지에 걸린 풍선을 내려주며 토끼 아이들과 친구가 된다. 토끼는 하기 어려운 일. 토끼 우사토가 도토리 수프를 낯설어 할 때, 다람쥐 리승은 집 앞에서 신선한 토끼풀을 한 아름 따다 우사토에게 건넨다.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배려하는 마음은 통하기 마련이다.

/봄볕

만나면 다시 헤어지는 날도 온다. 다시 멀리 이사 가게 된 리승이 떠나는 기차역에서 둘은 꼭 껴안고 눈물 흘린다. 다시 “뽀!”라고 말하는 리승. ‘고마워’일까, ‘잘 있어’일까. 아니면 “우리 꼭 다시 만나서 많이 놀자”일까.

연두색, 비취색, 녹색, 하늘색, 짙은 쪽빛까지 상쾌한 민트색 색조를 다양하게 변주한 그림이 따뜻하고 편안한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이어지는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내는 옥색 유리그릇 같다.

/봄볕

토끼 우사토와 다람쥐 리승의 이야기는 이미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지난해 우리 초등학교의 다문화 학생 비율은 4.2%로 9년 전의 네 배가 됐고, 작년 한 해만 5000명 넘는 우리 아이들이 외국으로 유학을 갔다.

책 마지막에 리승과 우사토가 쓰는 문자표가 있다. 책 맨 앞의 암호 같은 편지글에서 둘이 나눈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열쇠다.

/봄볕
/봄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