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경찰하는 마음

주명희 외 지음|생각정원|260쪽|1만6000원

2019년 5월 어느 날, 경찰 이선영씨는 한 양꼬치 집에 있었다. 술값 안 내고 횡포 부리던 두 취객 중 한 명이 동료 경찰 얼굴을 치고 도망갔다. 동료는 그를 쫓았고 이씨는 다른 취객을 체포했다. 마침 현장을 지나던 교통경찰이 수갑 채우는 걸 도왔다.

며칠 후 인터넷에 당시 영상이 올라왔고, 악몽이 시작됐다. 동료가 맞는 순간 뒷걸음쳤다고 ‘도망가는 여경(女警)’이라 비난받았다. 체포 때 보통 경찰 둘이 나서지만, 도움을 구했다는 이유로 ‘여자란…’ 하고 조롱당했다. 소위 ‘대림동 여경 사건’ 당사자인 이씨는 말한다. “나는 도망치지 않았고, 수갑을 시민에게 채우라고 지시하지 않았다. 사건 장소는 ‘구로동’이었지만 위험한 동네란 인식이 강한 ‘대림동’으로, 40~50대의 두 남자를 ‘술 취한 노인’이라 한 것도, 여경의 무능함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작이었다.”

어제는 ‘경찰의 날’. ‘여경 무용론’에 시달리면서도 묵묵히 책임을 다하는 23인의 글을 엮었다. 경찰젠더연구회 기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