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봉을 떠나보낸 그 저녁, 봉봉의 흔적이 사방에 가득한 집에 돌아갈 수가 없어 택시를 타고 낯선 공원으로 가 한참을 걸었다. 그러다 문득 하늘을 보았는데, 석양으로 물든 하늘에 아주 커다란 구름이 떠 있었다. 그건 놀랍게도 폴짝폴짝 뛰는 봉봉의 형상과 꼭 닮은 구름이었다.”

소설가 백수린 산문집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창비)을 읽다가 옛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반려견 ‘봉봉’이 세상을 뜬 후 날마다 봉봉과 닮은 구름을 찾아본다는 이야기에서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 키우던 금붕어를 잃었습니다. 슬픔이 오래 가시지 않았는데 어느 날 하교길 하늘을 올려다보니 글쎄, 금붕어 모양의 구름이 떠 있는 게 아니겠어요. 금빛 노을이 물들어 진짜 금붕어 같았지요. 푸른 하늘, 하늘 연못을 헤엄쳐 다니는 금붕어는 어항 속에 있을 때보다 훨씬 행복해 보였습니다. 금붕어는 죽으면 구름이 되나봐…. 집에 돌아와 그날 보고 느낀 걸 시로 써 보았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심(詩心)’이라는 게 발현되었던 경험입니다.

백수린이 글에 언급한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의 시, ‘나는 나의 개 퍼시를 생각하게 될 테니까(For I Will Consider My Dog Percy)’를 구글에서 찾아내 읽어봅니다. 작지만 용맹한, 세상 모든 것이 즐겁다는 듯 코를 킁킁대던 퍼시는 병이 날 때마다 이겨내고 또 이겨냈지만 결국 평화로운 긴 잠에 들지요. 시인은 이렇게 끝맺습니다. “나는 자주 구름 속에서 퍼시의 형상을 보고 그건 나에게 한없는 축복이니까(For I often see his shape in the clouds and this is a continual blessing).”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