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199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공모에 단편 ‘버니’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누가 봐도 연애소설’ 등의 소설을 펴냈으며, 2017년과 2018년엔 황순원문학상,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최근 지방 청년들의 분투기를 그린 소설 ‘눈감지 마라’(마음산책)를 펴낸 그가 ‘소설 쓰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을 돕는 책’ 5권을 추천했다.

소설가들이 쓴 소설 쓰기에 관한 책들을 종종 읽는다. 소설을 쓰다가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펼쳐보곤 하는데(그러니까 무지하게 많이 펼쳐볼 수밖에 없다), 뭘 배우거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그 책들을 읽다 보면 ‘아, 대가이거나 신인이거나, 동양이거나 서양이거나, 작가들은 매번 소설을 쓰다가 길을 잃는구나’ 위로받기 때문이다. 나만 그러는 건 아니네, 뭐. 자신감도 얻는다. 그중 김연수 작가의 책을 노트북 가까운 곳에 놓고 자주 들춰보는데, 이 작가의 빼어난 모든 작품이 ‘쓰고, 좌절하고, 곰곰이 생각하고, 다시 쓴’ 산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비로소 나도 ‘다시 쓸’ 용기를 얻게 된다. 소설은 어떤 특별한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닌, ‘다시 쓰고, 다시 고쳐 쓴’ 사람만이 완성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을 가르쳐주는 것이 소설가들의 소설 작법서이다. 그게 진실이니까. 거기에 더해 김연수 작가의 책은 웃기기까지 하다. 예로부터 모든 좋은 스승은 유머를 겸비하고 있는 법. 나는 이 짧은 글 또한 여러 번 고쳐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