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을 찾는 경험은 애플스토어에 들어가거나 핸드폰 같은 기계를 사는 것과는 다르잖아요. 이따금 손님들은 무엇을 살지 명확히 아는 상태로 서점에 들어와요. 취향이 확실한 경우죠. 하지만 무엇을 살지 모르기 때문에 서점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들이 서점에서 어떤 책을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어요. 저는 그것이야말로 문학에 빠지는 흥미로운 방식이라고 봐요. 확실하지 않은 무언가를 찾아 사람들은 대형서점이 아닌 독립서점을 찾죠. 바로 독립서점이 가야 할 방향입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센터 포 픽션(Center For Fiction)’이라는 서점을 운영하는 벤저민 리벡의 말. 번역가 이지민씨의 서점 기행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정은문고)에서 읽었습니다. ‘무엇을 살지 모르는 채 서점에 간 적이 최근 있었나’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글쎄요. 인터넷이 생기기 이전엔 무턱대고 서점에 가 이 책 저 책 읽어보다가 읽고 싶은 책을 사곤 했죠. 그렇지만 요즘은 다릅니다. 책을 추천하는 소셜미디어가 수없이 많고, 인터넷 서점 첫 화면엔 베스트셀러 소개가 넘쳐나죠. ‘나침반’이 많아져 헤매는 일이 없어지면서 스스로 길을 찾는 방법 또한 잊어버리게 된 것 같습니다.
작가이기도 한 리벡은 “서점에 있는 책들을 둘러보면 저자의 시간과 에너지, 감정투자가 보인다”면서 말합니다. “모든 책은 그 책을 쓴 작가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물건입니다. 그래서 저는 책방 운영이 정말 겸허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책방은 작가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가닿는 마지막 순간을 돕는 거잖아요.” 이번 주말엔 계획 없이 그냥 서점에 들러보세요. 어떤 책과 우연히 맞닥뜨리는 홀연한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