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죽음들

브루스 골드파브 지음|알에이치코리아|408쪽|2만2000원

죽음은 이유 있는 흔적을 남긴다. 오늘날 현대 법의학은 바로 이 흔적을 읽어 살인사건 해결 단초를 제공한다.

책은 그런 흔적에 대해 선구안을 가졌던 미국 최초의 여성 법의학자 ‘프랜시스 글레스너 리(1878~1962)’를 조명한다. 1931년 막대한 재산을 쏟아부어 미국 최초의 법의학과를 하버드 대에 설립한 인물이다.

정작 자신은 하버드 의대에서 의학 학위를 못 딴 기구한 생이기도 했다. 당시 하버드 의대는 여학생을 받지 않았다. 결국 가정주부가 된 프랜시스는 51세 때 이혼했고, 병까지 얻으며 오래 방황한다.

그런 그녀의 인생을 바꾼 건 1929년 검시관 ‘조지 버지스 매그래스’와의 만남. 그에게 깊은 영감을 받은 프랜시스는 1000여 권 책을 닥치는 대로 섭렵하며 법의학을 독학했다. 특히 어린 시절 교향악단 연주 장면을 ‘인형의 집’처럼 즐겨 만든 경험을 접목해 범죄 현장 축소판을 만드는 ‘디오라마’ 수사법을 구상했고, 경찰들에게 전파했다. 그 인형의 집에서 발굴된 ‘아주 작은 죽음들’이 오늘날 수많은 의문사의 진실을 밝혀내는 토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