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여 안녕
제마 워덤 지음|박아람 옮김|문학수첩|336쪽|1만4000원
2019년 8월, 아이슬란드 ‘오크(Ok)’ 화산에선 아이슬란드 총리 등 조문객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빙하 장례식’이 열렸다. 추모 대상은 약 700년의 삶을 살다 떠난 ‘오크예퀴들(Okjokull)’ 빙하. 40년 전 화산 분화구 대부분을 덮고 있었던 이 빙하는 점차 녹아내려 얼음 더미 정도의 크기가 됐고, 결국 ‘사망 선고’를 받게 됐다. 빙하의 추모비엔 “앞으로 200년 사이 모든 빙하가 같은 길을 걸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혔다.
이 책은 30년 동안 세계 곳곳의 빙하를 탐험해 온 빙하학 교수가 쓴 ‘빙하 비망록’이자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호소문이다. 데이터로 중무장한 환경 서적과는 다르다. 알프스부터 파타고니아, 남극 대륙까지. 시간에 따라 무너지는 빙하의 모습을 수척해진 연인을 바라보는 심정으로 그렸다. 저자는 지금의 기후변화는 자연적 주기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하면 이번 세기에만 10억명이 해수면 상승과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말. “빙하가 녹는 것이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은 팬데믹과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