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행위는 마치 모험과 같아요.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어떻게 끝이 날지, 나조차 모르는 그런 모험 말입니다. 그래서 어떤 책을 쓰든지 집필 후에는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걸 발견하죠.”

‘모모’를 쓴 독일 소설가 미하엘 엔데의 말입니다. ‘모모’는 시간도둑에게서 시간을 되찾으러 모험을 떠나는 소녀의 이야기. 번역가 다무라 도시오와의 대담집 ‘미하엘 엔데의 글쓰기’(글항아리)에서 엔데는 주인공 이름을 ‘모모’라 지은 데 대해 “어린아이가 스스로 자기 이름을 짓는다면 뭔가 부드럽고 발음하기 쉬운 것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고 밝힙니다.

‘짐 크노프’ ‘끝없는 이야기’ 등 엔데의 작품은 대개 환상적인 모험을 주제로 하는데요. 엔데는 “‘아서왕의 전설’을 떠올릴 때면 항상 가슴이 두근거린다”며 말합니다. “기사가 숲에 들어섰을 때 거기엔 항상 ‘기사는 들어가지 말 것’이라고 쓰인 팻말이 있어요. 그 자리에서 기사도 항상 같은 말을 합니다. ‘되돌아가는 건 수치다. 이 모험이 신의 뜻이라면 나는 기꺼이 받들겠다.’ 그러고는 숲속으로 달음질하죠.”

글쓰기라는 모험이 괴롭고 힘에 부쳐 “안 되겠어. 더는 어쩔 도리가 없어” 하고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엔데는 ‘되돌아가는 건 수치다!’라며 자신을 타이른다고 하네요. 그래서 책을 쓸 때 아주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요.

Books 지면을 만들 때마다 책읽기의 의미에 대해 생각합니다. 여러 의미 중 읽는 이를 ‘다른 세계’로 데려가준다는 점에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그 세계를 충실하게 경험한 독자는 책장을 펼치기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곤 하지요. 결국 독서란 저자와 독자가 손을 맞잡고 함께 떠나는 모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