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엄마’와 ‘아내’로 살다가, 마흔 살에 곤충과 사랑에 빠졌다.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해 곤충분류학을 공부하고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곤충의 밥상’ ‘곤충의 살아남기’ 등을 쓴 ‘곤충 박사’ 정부희 작가. 최근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동녘)을 펴내기도 했다. 누구보다 곤충에 진심인 그가 자연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안내서 5권을 뽑았다.

며칠 전까지 ‘러브 버그’ 관련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살충제 세례가 능사가 아니라는 인식이 많아 다행이다. 문득 인간에게 무참하게 최초로 희생된 도도새가 떠올랐다. ‘도도의 노래’는 900쪽에 이르는 두툼한 책이다. 긴 만큼 스펙터클하고 재밌다. 다윈과 동시대에 살았던 월리스의 이야기를 중심축에 두고 말레이 제도 등 생생한 현장을 안내하며 진화론과 멸종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대서사시다. ‘종의 기원’이 태동하기까지 일어난 다윈과 월리스 간의 숨겨진 이야기도 읽을거리다. 책에서 오로지 모리셔스 섬에만 살았던 도도새의 마지막 장면을 이렇게 묘사한다.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던 새벽, 마지막 도도는 차가운 바위턱 아래서 비바람을 피한다. 도도는 자신이 이 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도도라는 사실을 몰랐다. 비바람이 그쳤을 때, 도도는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 그와 함께 도도는 멸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