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멸감, 끝낸다고 끝이 아닌 관계에 대하여
프랑크 M. 슈템러 지음 | 장윤경 옮김 | 유영 | 340쪽 | 1만7000원
비난은 참아도 모멸감은 못 견딘다. 모멸감은 상대가 감정의 밑바닥을 박박 긁어댈 드는 감정. 자존심의 마지 노선이니까. 심리학자 배르벨 바르데츠키는 “모멸은 영혼의 따귀와 같다”고 했을 정도다.
낮은 자존감에 괴로워하는 당신이라면 제목부터 눈길 갈 법한 책이다. 하지만 당신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불편하게 만들지 모른다. 철학자이자 심리 치료 전문가인 저자는 말한다. 모멸당하는, 아니 ‘모멸당한다고 느끼는’ 당신이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도발적이다.
책은 모멸당한 나는 ‘피해자’, 모멸한 상대는 ‘가해자’라는 단순한 구도를 부정한다. 모욕감을 잘 들여다보면 해석 차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 전적인 가해자도 전적인 피해자도 없는데, 나를 피해자라고 규정하는 순간 이성적으로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고 스스로 갉아먹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모멸감 극복은 자기 내면을 똑바로 보는 데서 시작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