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공부|박문호 지음|김영사|284쪽|2만5000원

지구의 모든 생명은 별에서 탄생했다. 별 속의 핵 합성으로 주기율표 원소의 대부분이 생성되고 지구를 구성하는 탄소, 질소, 산소, 철, 규소의 원소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별의 구성 물질은 대부분 수소와 헬륨인데, 별 속 핵융합 과정에서 생성된 탄소와 산소가 빅뱅에서 생성된 수소와 결합하여 물과 이산화탄소 분자를 만든다. ‘핵융합’이란 가벼운 핵들이 결합해 보다 무거운 핵이 되는 일. 물과 이산화탄소가 태양의 빛 알갱이인 광자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이 바로 광합성이다.

미토콘드리아의 호흡은 별이 만든 원소인 산소를 이용해 세포 내에서 대량의 에너지를 생성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세포의 진화가 가속화돼 다세포생물과 포유동물의 출현을 낳는다. 저자는 “‘별빛이 바위에 스며들어 꽃이 피었네’라는 시구(詩句)가 있다. 어린 왕자의 별을 간직하려면 물리학자의 별을 먼저 품어야 했다”고 말한다.

‘과학의 대중화’ 아닌 ‘대중의 과학화’를 모토로 하고 있는 저자가 14년간 이어온 강의의 핵심을 엮었다. 빅뱅부터 인간의 뇌까지 이어지는 ‘빅 히스토리’를 정리한다. “중력을 제외한 자연의 모든 현상은 전자, 양성자, 광자의 다양한 상호작용이다. 이 책은 바로 전자, 양성자, 광자의 작용으로 우주, 지구, 생명, 의식을 설명하려고 한다.”

원자와 분자의 정의부터 시작해 암석은 어떻게 만들어지며,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차이는 무엇인지까지 찬찬히 짚어준다. 중학교 수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을 한 권으로 끝내도록 기획했다. 과학 상식이 가물가물한 성인들에서 과학 공부 첫걸음을 내디딘 청소년들까지 두루 읽을 만한 쉬운 교양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