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의 장기 목표는 ‘고급 실버타운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방갈로 형태의 개별 공간에서 혼자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TV를 혼자 독차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침대에서 혼자 편히 잘 수 있는 것도 중요합니다.
구내식당이 있어 밥 할 걱정 없었으면 좋겠고, 가끔은 배달음식도 마음대로 시켜먹고 싶습니다.
적절할 때 의료진의 케어만 받을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네요.
저뿐 아니라 제 또래 친구들 모두가 함께 꾸고 있는 꿈입니다.
늙으면 연대해 돈 모아 한 집에서 살면서 간병 서비스 등을 함께 누리자는 친구도 있는데,
글쎼요, 저는 누구와 같이 살고싶다는 생각은 딱히 없습니다. 경상도 말로 표현하자면 걸거치거든요.^^;
일본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 도쿄대 명예교수는 이를 넘어서 아예 “집에서 혼자 살다 혼자 죽자”고 말합니다.
노후 삶의 질은 익숙한 공간에서, 좋은 친구들과 교류하며, 마음 편히 지내는 것이 좌우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우에노 지즈코는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2010)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여성학자이기도 합니다.
촌철살인의 글을 많이 써 왔는데 이번 책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는 일흔 다섯 노인인 그가 자신의 욕망을 사회적 욕망, 사회적 문제로 확장시킨 연구라 할 수 있겠네요. 그는 국가가 간병 비용의 70~80%를 책임져주는 일본의 간병보험만 잘 활용하면 노인도 얼마든지 집에서 혼자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시원하게 일갈하네요.
치매노인도 혼자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어 갸우뚱하지만,
일본에는 이미 이에 대한 책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하네요.
[“고독사가 뭐 어때서… 시설 아닌 집에서 죽음을 준비하라”]
잭 런던의 책 ‘더 로드(The Road)’(지식의편집)에서 읽었습니다.
19세기 미국 소설가 잭 런던은 어린이 대상 축약판으로도 많이 소개된 ‘야성의 소리’ 저자이기도 합니다.
‘야성의 소리’ 주인공 ‘벅’은 판사 가족의 반려견으로 안온하게 살다가 개도둑이 썰매개로 팔아넘기면서 알래스카의 거친 설원(雪原)으로 내던져지죠.
폭력이 난무하는 냉혹한 세계에서 살아남은 벅이 야성을 되찾고 늑대개의 우두머리가 되는 이야기.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저자의 성(姓)이 ‘런던’인데 왜 영국 작가가 아닌지 의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더 로드’는 금 채굴꾼, 선원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던 런던이 호보(hobo, 떠돌이 노동자) 생활을 하던 젊은 날을 기록한 책입니다.
떠돌이 시절 런던은 남의 집 문을 두드리며 그럴듯한 이야기로 주인을 설득해 음식을 구걸해야만 했답니다.
이 경험이 글쓰기의 자양분이 되었다고 하네요.
고난 없는 인생이란 없지만, 그 고난을 어떤 이야기로 엮어가느냐는 각자의 의지와 재능, 천성과 운에 달려 있겠죠.
런던은 썼습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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