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말

봄의 방정식

로라 퍼디 살라스 지음 | 미키 아처 그림 | 김난령 옮김 | 나무의말 | 40쪽 | 1만5000원

이제 여름이라는데, 봄이 왔다 가는지도 몰랐다. 대체 봄은 언제였던 걸까. 라일락 꽃이 필 때? 울새가 둥지를 지을 때? 호수 위로 두꺼운 구름이 층층이 쌓여갈 때?

언제부터가 ‘봄’인지에 관해, 날씨를 연구하는 기상학자라면 ‘한 해 중 가장 추운 석 달이 지난 뒤’라고 할 것이다. 우주를 연구하는 천문학자라면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은 춘분을 지날 때”라고 하지 않을까. 꽃과 나무가 자라는 데 민감한 정원사라면 “찬 서리가 녹아 수선화가 피고, 씨앗들이 ‘나를 땅에 심어요, 물을 줘요’ 하고 속삭일 때”라고 할지도 모른다. 추운 북쪽 나라에 사는 아이들은 어른들이 고개를 돌린 틈을 타서 “더는 두꺼운 외투를 입으라고 강요하지 않을 때”라고 귓속말로 속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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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가장 아름다운 계절.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수학 방정식’의 형식에 담아도 아름답다. ‘개울’과 ‘얼음이 녹다’를 더하면 ‘쏴쏴’ 흐르는 계곡물이 되고, ‘강둑’과 ‘수달’을 더하면 ‘미끄덩’ ‘주르륵’ 놀이터가 된다. 엄마 비버와 아빠 비버가 만나는 방정식의 답은 ‘아기 비버’. 키 작은 나무에 활짝 핀 꽃을 곱하면 분홍·보라색이 아름다운 라일락, 야트막한 나무의 꽃송이를 호박벌들에게 곱하면 달콤한 블루베리 열매가 된다. 손을 담그면 푸른 물이 들 것 같은 호수가 봄이 돼 따뜻해진 기온과 만나면? 층층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예쁜 구름이 된다.

/나무의말

봄에만 관찰할 수 있는 다양한 자연의 모습을 수식의 틀을 응용해 보여준다. 봄을 보내는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 그러고 보니 봄이란, 사람이 그 봄을 꿈꾸는 시간에 꿈꾸는 방식으로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