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 무직, 카드빚에 허덕이던 한 여성이 어느 날 갑자기 마법의 힘을 얻는다.’ 최근 박서련 작가가 펴 낸 장편 ‘마법소녀 은퇴합니다’의 주인공 모습. 10대의 앳된 얼굴과 화려한 옷차림으로 요술봉을 휘두르던 기존 마법소녀들과는 어딘가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작가의 다음 문장은 기존 마법소녀들의 모습이 오히려 편견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가장 약한 존재들에게 가장 필요한 힘이 부여되기 때문에 소녀들에게만 마법의 힘이 부여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닐까.”
2015년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작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깊이 있는 시선으로 다뤄 호평받아왔다. 장편 ‘체공녀 강주룡’ ‘더 셜리 클럽’, 소설집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등을 펴냈다. 기발한 상상력을 더한 주제들을 편견을 비트는 시선으로 써왔다. 그런 작가가 ‘색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본 책’ 5권을 꼽았다.
속에 사랑이 있고, 슬픔을 따돌리는 재치가 있다. 능청스러운 이야기꾼의 말맛이 그만이다. 아버지는 나무가 되고 연인의 주먹은 브로콜리가 되며 나는 투명해지는 기묘한 세계. 외계인과도 세상을 떠난 연인과도 심지어는 이구아나와도 대화할 수 있는 색다른 세계.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도래하는 그 세계를 우리는 ‘이유리 유니버스’라고 부른다.
현실은 다른가? 현실 또한 매분매초 천변만화하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현실이 우리를 어지럽게 할 때, 이 우주가 당신의 그늘이 되어줄지도. 담담한 긍정의 세계에서 신발끈을 고쳐매고 싶을 때, 시시각각 생장하며 넓어져가는 식물성 상상력이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