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ㅣ앤드류 어번·크리스 맥레오드 지음ㅣ오세원 옮김ㅣ알파미디어ㅣ240쪽ㅣ1만6800원

러시아의 침공으로 벼락 스타가 된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를 조명한 평전이다. 국방색 티셔츠를 입고, 수염을 깎지 않고, 화상 연설을 통해 멋드러진 결사항전의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으며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초보 정치인은 대체 누구인가? 러시아 TV 댄스오디션에서 우승하고, 정치 풍자극 ‘국민의 일꾼’에서 대통령이 되는 반골 역사 교사를 연기하다 진짜로 대통령이 된 남자. 호주 언론인 출신 두 저자는 그를 “티셔츠를 입은 처칠”로 묘사한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이 책은 너무 빨리 쓰여졌다. 대상을 난세의 영웅으로 간주하는 서술 방식도 객관적이지 않고, 참고 자료가 적다보니 EU 집행위원장 연설문이나 우크라이나 연대표 등 주변적인 텍스트로 분량을 채우는 데 급급한 인상을 준다. 젤렌스키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진행형이고, 전쟁 역시 끝나지 않았다. 언더독(underdog)을 향한 응원 정도로 받아들여야 독서가 거북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