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선우휘, 손창섭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학인 기념 문학제를 개최한다. 올해 인물로 김구용·김차영·김춘수·선우휘·손창섭·여석기·유정·정병욱·정한숙, 총 9명이 ‘폐허의 청년들, 존재와 탐색’이란 주제로 선정됐다. 100년 전 이들이 겪은 시대적 배경 때문이다. 모두 1922년생인 이들은 태어났을 때 일제강점기였고, 아홉 살에 만주사변, 스무 살엔 태평양전쟁이 일어났으며, 서른 살 때 비로소 휴전을 맞았다.

올해 선정 문인 중 대중과 접점이 많던 이들도 있다. 김춘수 시인이 1952년 발표한 시 ‘꽃’은 작품의 빼어남과는 별도로 교과서에도 실려 전국 수험생들의 암송시이기도 하다. 인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이 곡 ‘세렌디피티’에서 이 시의 일부를 가사에 차용하기도 했다.

단편 ‘귀신’으로 등단한 작가 선우휘는 1957년 발표한 ‘불꽃’으로 제2회 동인문학상을 받았다. 1946년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로 입사해 주필, 논설고문 등을 거쳐 언론계에도 족적을 남겼다. 그의 소설집 ‘쓸쓸한 사람’은 밴드 잔나비의 곡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뮤직비디오 속 소품으로 쓰여 젊은 세대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양 출신 소설가 손창섭은 ‘사연기’ ‘혈서’ ‘인간교실’ ‘삼부녀’ 등의 작품이 있다. 전쟁 후 사회상을 그려낸 단편 ‘잉여인간’은 1964년 유현목 감독의 동명 영화로도 제작됐다.

이들을 포함한 9명의 문학 세계를 재조명하는 심포지엄이 오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다. 13일 오후 7시 서울 전태일기념관 공연장에선 젊은 문인들이 선배들의 작품을 낭독하는 ‘문학의 밤’ 행사가 열린다. 다만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심포지엄은 현장 참가 30명 이내, 문학의 밤 행사는 무관객으로 진행하며 모두 유튜브로 생중계한다. 이 밖에도 서울 고려대에서 ‘탄생 100주년 시인 기념 학술대회’(6월 25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선 ‘김춘수 탄생 100주년 시그림전’(9~10월),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김춘수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 문학콘서트’(10월 15일)가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