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마음 실험실’에서 시간·감각·삶 등에 관한 18가지 심리실험으로 독자를 만났던 심리학 박사 이고은이 신간 ‘심리학자가 사랑을 기억하는 법’(아몬드)으로 돌아왔다. 사랑의 쓸모를 심리학이라는 틀로 해석해본다. 미숙했기에 아팠던 자신의 기억도 털어놓는, 단순한 심리학 서적이 아닌 심리 에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일주일에 책 한 꼭지씩 읽고 대화를 나누기라도 한다면, 그래서 둘의 관계로부터 떨어져 나와 그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용기를 가질 수 있다면, 그땐 관계가 뭔가 달라질지도 모른다.”(신형철 문학평론가)

심리학자는 무슨 책을 읽고 사랑을 탐구했을까. 그가 다섯 권을 꼽았다.


제목저자분야
사랑을 지키는 법조나 레러과학
정확한 사랑의 실험신형철에세이
마음의 여섯 얼굴김건종심리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과학
눈앞에 없는 사람심보선


그를 사랑하는 건 맞지만 솔직히 힘들기도 하다. 언제부턴가 나 혼자 애쓰는 것 같아 억울하고, 성의 없이 느껴지는 그의 반응들이 섭섭해 서럽다. 이럴 거면 왜 사랑을 하나 싶지만, 우리는 안다. 이런 고단한 마음도 사랑임을, 흡족한 마음만이 사랑일 수 없음을. 신경과학자 ‘조나 레러’는 그의 저서 ‘사랑을 지키는 법’(21세기북스)에서 사랑은 즐거움도 열정도 기쁨도 아니라 말했다. 사랑은 그 모든 것이면서 동시에 그것들을 지속시키는 유일한 것이라고. 따라서 사랑은 진부한 반복을 결심하는 일이다. 사랑의 깊이를 알려면 얼마나 달콤한지가 아니라 얼마나 감내하는지로 ‘측정’해야 함을 과학으로 증명한 저자 덕에, 사랑이 그저 낭만의 영역만은 아님을 다시금 깨닫는다.

심리학자 이고은/아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