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협 건물에 걸린 '책 읽는 대통령을 보고 싶습니다' 현수막./대한출판문화협회

“ ‘내 인생의 책’, 혹은 ‘젊은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세 권은 무엇입니까?”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가 대선을 앞두고 지난달 말 후보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2일 출협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의 ‘눈 떠보니 선진국’, 윤흥길 소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공정하다는 착각’을 꼽았다. 그는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는 지금의 성남시 일대에서 일어난 1971년 광주대단지사건을 다루고 있다. 처참할만큼 바닥 인생을 살고 있던 주인공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의 나와 내 가족이 선명하게 생각난다. 가난이 반복되며 사람을 불신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읽으며 내가 약자를 위해 일해야 겠다고 마음먹었던 그 처음 시간을 다시 떠올린다.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그 첫마음을 잊어서는 안 되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눈 떠보니 선진국’은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던져주고 있다”며 권했다. ‘공정하다는 착각’에 대해서는 “이 책을 읽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법치와 제도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연대 정신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눈 떠보니 선진국'.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밀튼 프리드만의 ‘선택할 자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대런 애쓰모글루 MIT 경제학과 교수와 제임스 A. 로빈슨 시카고대 정치학 교수가 함께 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꼽았다. 그는 " ‘선택할 자유’를 가장 감명깊게 읽었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 경제 이론서이기도 하지만 규제를 가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고발하는 책이기도 하다.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의 왜곡을 잘 분석했다. 검사로 있으면서 무엇인가 단속을 하라거나 혹은 수사권을 행사할 때, 그게 과연 국가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필요한 것인지 항상 의문을 가졌다. 이 책 덕에 검찰의 가장 강력한 공권력인 수사권, 소추권을 남용해선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자유론’에 대해서는 “학창시절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경제학과 진학을 생각했다가, 이 책을 읽고 법대 진학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 대해선 “ ‘분배가 공정하지 않은 사회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선택할 자유'

출협은 이외에도 저작인접권을 출판사에도 인정해줘야 하는지의 여부, 수업교재나 교과서 등에 인용된 출판물에 대해 기존 인정되고 있는 저자 보상 외에 출판사에도 보상할지 여부, 공공도서관 소장 도서를 사람들에게 대출해 줄 때 저자와 출판사 등이 이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는 제도 도입 여부 등을 함께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이에 대해 “출판산업은 위축을 넘어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다. 당연히 살려내야 한다. 그 시작은 출판사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찾아주는데 있다. 모든 제도를 면밀히 검토하고 제도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윤석열 후보도 “법적 근거, 관련 예산 확보, 국민과 이해관계자의 합의 및 운영체계 등 준비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러한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K-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는 만화 출판 지원 및 입지 개선 대한 대책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이 후보는 “영화의 경우 영화진흥위원회 등을 통해 신인·무명 감독들의 문화예술영화 제작에 여러 지원이 이뤄지지만 만화, 특히 웹툰은많이 부족하다”면서 “만화가 K컬처 확산에 기여하는 만큼의 제대로 된 지원을 받고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나도 어린 시절 만화를 읽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친구들과 공감을 하던 추억이 있다. 만화가 가진 창의적인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면서 “웹툰 같은 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한 생테계 조성을 위해서는 창의적인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안정적으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K-콘텐츠 미래선도형 청년 일자리 50만개 창출 등을 공약했다”고 답했다.

출협은 “지난달 말 출판인들의 질문을 취합해 대선 후보들에게 보냈으며 지난 1일 이재명·윤석열 후보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