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혁 극작가·연출가

마스크에 가린 얼굴 때문에 누군가의 표정을 느끼지 못한 지가 오래되었다. 맨얼굴로 마주 보며 활짝 웃을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극작가이자 연출가 오세혁은 극장에서 공연을 올린다. 어릴 때부터 웃을 일이 별로 없었던 그는 우연히 본 연극 한 편으로 90분 내내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날 이후 곧바로 공연의 길에 뛰어들었다. 신춘문예 희곡 당선, 뮤지컬 어워즈 연출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등을 수상했다. 그런 그가 조금 특별한 웃음에 관한 5권을 추천했다. 바로 어려움을 극복하게 하는 ‘웃음’.


분제목저자분야
태어난 게 범죄트레버 노아부키
내가 죽고 싶다고 하자 삶이 농담을 시작했다김현진프시케의숲
치매니까 잘 부탁합니다노부토모 나오코시공사
아빠는 즐거운 조울증기타 모리오 , 사이토 유카정은문고
젊은 ADHD의 슬픔민음사


“눈물은 아래로 흐르고 숟가락은 위로 올라간단다. 실컷 울고 실컷 먹자.” 미래가 우울하던 스무살 시절, 연극 한 편을 보았다. 눈물이 허기라면 웃음은 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트레버 노아의 ‘태어난 게 범죄’(부키)는 웃음이 잔뜩 담긴 책이다. 하지만 웃음의 재료는 그가 마주한 눈물이다. 인종차별, 가난, 학대, 미래에 대한 불안, 어머니에게 찾아온 비극.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 사정없이 펀치를 날리지만, 그는 케이오를 택하는 대신 슬픔을 끌어안고 이리저리 간지럽힌다. 그의 간지럽힘 덕분에 나는 실컷 웃는다. 때로는 실컷 울기도 한다. 그렇게 한바탕 웃고 울다 보면, 나도 한 번쯤은 내 슬픔을 마구마구 간지럽혀버리고 싶다는 용기가 생겨난다. 오늘도 지구 어딘가에서 슬픔과 맞짱을 뜨고 있는 모든 분들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