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산문집 ‘시여, 침을 뱉어라’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400번째 책. 책을 엮은 이영준 경희대 교수는 “작고한 지 10년쯤 되면 시인이나 작가 대부분은 잊힌다. 그런데 김수영 시인은 작고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더 많은 독자가 찾고 있다”고 했다.

왜 그럴까. 이 책에 실린 산문은 그에 대한 답이다. “그의 시는 난해하기로 유명하다. 산문은 그렇지 않다. 마음이 흐르는 대로 자유롭게 따라가는 듯한 김수영의 문장은 가식 없고 진솔하다. 그 문장들을 통해 예술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명쾌하게 보여준다.” 그가 김수영이 쓴 산문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을 꼽았다.

제목저자분야
풀잎월트 휘트먼
채식주의자한강소설
끝과 시작비스와바 심보르스카
쓰잘 데 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도정일에세이
한 꽃송이정현종

월트 휘트먼은 시집 ‘풀잎’에서 보통 사람들이 만들어갈 미국의 이상을 노래한다. 김수영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힘차게 노래한 휘트먼의 시를 좋아했다. 휘트먼과 김수영이 꿈꾸는 세상은 보통 사람들이 가진 꿈과 이상을 포기하지 않는 곳이다. 휘트먼은 개인 하나하나가 가진 잠재성을 일깨우는 시를 썼다. 남들이 모르는 자신의 위대성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노래할 줄 알아야 한다. 많은 시인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공동체의 과거를 노래하지만 지금 여기 현재의 자기를 노래한 사람은 드물다. 김수영과 휘트먼이 만나는 빛나는 부분이 바로 여기다. 문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자신이 문명이 되어야 한다는 김수영의 말은 휘트먼의 영향 아래 있다. 김수영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풀’은 휘트먼의 ‘풀잎’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