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한 동양 미술 이야기 1|강희정 지음|사회평론|512쪽|2만3000원

기원전 6세기 무렵 석가모니가 열반에 든 후, 약 500년간 인도에선 불상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석가모니를 형상화하는 건 금기로 여겨졌다. 불교 미술사 전공자로 서강대 동남아학 교수인 저자는 설명한다. “열반에 들었다는 건 세상의 굴레를 끊었다는 뜻이에요. 더는 윤회하지 않게 되어 앞으로도 존재할 가능성이 없다는 겁니다. 완전히 없어진 존재를 다시 이 세상에 만들어내도 될까요? " ‘무불상 시대’라 부르는 이 시기에 신도들은 불상 대신 석가모니 사리를 모신 ‘스투파’(탑)에 경배했다. 탑은 그렇게 불교 신앙의 중심이 됐고, 불교 미술의 시작을 장식했다.

르네상스·인상파 미술은 친근한데 동양 미술은 낯설다 느끼는 이들을 위한 동양 미술사 입문 시리즈의 첫 권으로, 인더스 문명을 중심으로 한 인도 미술을 다룬다. ‘난처한’은 ‘난생처음 한번 공부하는’을 줄인 말. 황하 문명에서 뻗어간 고대 중국 미술을 이야기하는 2권도 함께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