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이해관계
임현 지음|문학동네|260쪽|1만4000원
표제작의 주인공은 아내를 교통사고로 떠나보냈다. 아내는 홀로 떠난 버스 여행에서 사고를 당했다. 남편은 아내를 서운하게 했을 법한 말투와 행동을 반성한다. 감정은 널뛰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혼잣말도 한다. 그러다 사고 당일 해당 노선을 운행 중이던 버스가 경로를 벗어나 승객 모두가 무사했다는 뉴스를 접한다. 그럼에도 경로를 이탈했다는 이유로 버스 기사는 부당 해고를 당했다.
남편은 ‘참사를 피한 기적의 버스 운전사’란 기사 제목에 분노한다. “사고를 피하는 게 기적이라면 그러지 않은 쪽은 무엇인가. 해주(아내)는 그래도 된다는 말인가?” 무작정 버스 기사를 찾아간다. “어느 한쪽이 자꾸 좋아진다는 것은 누군가 나쁜 쪽을 떠안게 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휴게소에서 태우지 못한 손님, 즉 아내를 태우기 위해 기사는 경로를 돌려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버스를 놓친 아내는 다른 버스에 몸을 실었고, 그래서 아마도 사고를 당하게 됐을 것이다. 버스 기사는 무정한 세상의 법칙을 말하며 울먹이고, 남편은 그를 탓하려던 마음을 내려놓는다.
소설 인물 대부분은 사고 후유증에 시달린다. 의지와 무관하게 당하게 되는 사고와 같이, 사고 이후의 자책·우울같은 감정 또한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 나도 알 수 없는 고통을 어떻게 남이 이해한단 말인가. 이해와 위로가 얼마나 허황한 것인지 소설은 증언하지만, ‘시선’을 소통의 실마리로 제시한다. 울고 있던 나를 그저 바라봐 준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 묘한 위로를 받는다(’나쁜 사마리안’). 사망한 아빠의 야구공을 아들에게 찾아주기 위해 엄마는 미친 사람처럼 야밤에 수풀을 뒤진다. 공원 관리인은 그를 말리려다, 손전등으로 빛을 비춰준다(‘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