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며 신체적 나이에 굴복하지 않고 삶을 즐기는 노인들. 저자는“실험 결과 삶의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며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생활해 온 노인들의 사망률이 그렇지 못한 대조군의 절반도 안 될 만큼 낮다”고 말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젊어지는 샘물’이 나오는 전래동화 기억나시나요? 욕심쟁이 노인이 젊어지는 샘물을 과하게 마시고 아예 어린 아기가 되어버렸다는 이야기요.

이 이야기처럼 ‘젊어지는 샘물’을 마시고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건 필멸의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는 소망이지만, 실현되기 어려운 소망이기도 하죠.

그러나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 엘렌 랭어는 “노화는 마음가짐과 태도”라며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그는 1979년 70~80대 노인들을 1959년 환경으로 완벽하게 재현해놓은 수도원으로 불러놓고 ‘1959년의 나’로 돌아가 말하고 행동하도록 했답니다. 1주일이 지나자 결과는 놀라웠죠. 노인들 모두가 악력, 기억력 등 신체의 많은 부분이 젊어졌으며, 외관상으로도 훨씬 젊어져 보였다고 하네요. “인간은 어떤 나이대는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사회적 시계’의 영향을 받는 존재”라면서 “지레 겁먹고 늙은 것처럼 살 필요 없다”고 말하는 랭어 교수의 책을 모두 두번씩 한 살 더 먹어 우울한 설연휴 직후에 소개했습니다.

[노인은 없다, 노인이라는 ‘꼬리표’가 있을뿐]

“몸의 평정심을 유지해야 연습한 만큼의 기술적 기교와 예술적 집중력이 발휘된다. 이완된 부드러운 몸의 감각과 날카롭게 바짝 날선 머리, 이 둘 사이의 텐션이 있어야 실황 연주의 흥분을 유지할 수 있다. 좋은 몸의 느낌으로 파도의 움직임을 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에세이 ‘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아웃사이트)에서 읽었습니다. 저자는 코로나 사태로 연주 일정이 전면 취소돼 모처럼 쉬게 되면서 처음으로 ‘몸을 돌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매일 꼬박꼬박 스트레칭을 하고 필라테스 레슨을 받으면서 코어 근육을 단련하기 시작했는데, 깨어져 있던 몸의 균형이 잡히면서 연주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봄아트프로젝트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7일 첫 에세이집 '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를 펴내고 출간 간담회를 가졌다.

“평생 힘겹게 편법으로 버티고 있던 트릴 주법을 분석하다 돌파구를 찾아 더 나은 조정을 할 수 있게 됐고, 손가락 두 번째 관절 움직임을 좀 더 넓히니 비브라토가 훨씬 부드러워진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특히 왼손 각을 특정한 각도로 더욱 더 정확히 잡으면 시프팅(포지션을 바꾸는 주법)이 좀 더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처리된다는 걸 발견했을 때는 정말 기뻤다.”

노래나 춤이라면 모를까, 연주자의 기량이란 몸보다는 감정의 풍부함, 곡의 해석 능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연주도 몸을 쓰는 일이었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몸과 마음의 상태가 최적화되면 어느 순간 생각이 없어지고 몸이 지휘권을 휘어잡아 무아지경 상태로 넘어가는 뇌의 구간이 있다. 이때는 생각했던 음악이 완벽히 체화된 상태다. 가장 본능적이고 지성적이며 성숙한 상태의 음악이라고 볼 수 있다.” 머리도 가슴도 영혼도 아닌 ‘몸의 음악’에 귀기울이고픈, 주말입니다.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