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 양식. 풍월당

고전적 양식

찰스 로젠 지음|장호연 옮김|풍월당|840쪽|5만5000원

때로는 데뷔작이 대표작이 되는 경우가 있다. 미국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평론가 찰스 로젠(1927~2012)의 1971년 저서 ‘고전적 양식’이 그렇다. 로젠은 불과 24세에 프린스턴대에서 불문학 박사 논문을 쓰고 첫 피아노 독주회를 열었으며 데뷔 음반까지 녹음했던 박학다식의 학자이자 음악가다. 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 등 고전주의 삼총사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 연구한 이 책은 반 세기 동안 개정을 거듭하면서 이 분야의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대가들의 작품 분석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읽기 쉬운 편은 아니다. 연주법이나 해석에 대한 가시 돋친 독설과 논쟁적 대목도 더러 있다. 하지만 촌철살인의 위트가 빛나는 구절도 적지 않다. 하이든이 교향곡·실내악에서 많은 걸작을 남긴 반면, 모차르트는 피아노 협주곡과 오페라에서 강점을 보였다고 비교하면서 “모차르트의 가장 중요한 위업은 하이든이 실패한 지점에서 일어났다”고 지적한 대목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