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행복합시다

‘100세 철학자’의 에세이. 신문에 연재한 ‘김형석의 100세 일기’ 중 몇 편과 새로 쓴 글을 합쳤다. 나이를 잊고 행복하게 사는 비결로 ‘인생의 마라톤을 끝까지 완주하려는 태도’를 꼽는다. 나이 90 고개에서 친구들은 떠나갔지만, 그에게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 아니었다. “그때 내게 말없이 들려오는 음성이 있었다.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자. 내 사랑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을! 사랑이 있는 곳에는 고독이 머물 곳이 없어지는 법이다.” 김형석 지음, 김영사, 1만3800원.

당신을 위한 클래식

클래식 입문자를 위해 역사를 누비며 음악가와 곡에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하고 감상법을 나눈다. 클래식이 ‘지루하고 고급스러운 예술 취향’이란 편견을 흥미로운 에피소드들로 부순다. 베토벤도 처음에는 하이든이나 모차르트를 모방하다가, 나중엔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독특한 기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주위에서 “청중의 입맛에 맞지 않을 것”이라고 말리자 베토벤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걱정하지 말아요. 이건 미래 세대를 위한 음악이니까요.” 전영범 지음, 비엠케이, 1만5800원.

조세와 재정의 미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가 재정 위기를 경고하며 해법을 모색한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 재정의 소득재분배 기능은 OECD 회원국 가장 약한 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부 고소득층에게 집중된 ‘부자증세’가 아닌, 조세 부담이 넓고 고르게 분포하는 ‘보편증세’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초고령사회에서 연금 혜택을 받는 노인들과 경제활동을 하는 젊은 세대 간의 갈등이 심해질수록 조세 부담을 나누어 갖는 부가가치세 증세가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홍순만 지음, 문우사, 1만9000원.

훈민정음 서체연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훈민정음은 1446년 간행된 조선시대 목판본 문헌이다. 서예가·서체연구가인 저자가 훈민정음에 쓰인 한글과 한자 서체를 567쪽에 걸쳐 탐구했다. 훈민정음의 서체는 명필가 강희안과 안평대군의 것임을 확신하는 이유를 밝혔고, 5337자의 한글과 한자의 조형적 특징도 분석했다. 도안화, 폰트화, 서예화, 전각화, 서각화 등에서 다양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뻗어나간 한글 서체 사례도 소개한다. 박병천 지음, 역락, 5만원

전쟁영웅들의 이야기 근대 현대편

전쟁영웅들의 이야기-근대·현대편

미국 남북전쟁에서 북군의 기동력을 높여준 철도, 걸프전에서 제대로 위력을 발휘한 GPS(위성항법장치), 탈레반을 제압한 드론 기술 등 테크놀로지에 의해 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하나하나 짚었다. 국방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근현대 이후 무수한 전쟁은 국가안보에 무지한 독재자들이 내린 잘못된 선택의 결과였으며, 이들의 패망은 항상 민주 정부의 우수성을 확인시켜줬다”고 말한다. 과거 전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지도 등 꼼꼼한 디테일이 눈길을 끈다. 김충영 지음, 두남, 2만9000원